치약과 칫솔이 가방에서 굴러다니는 게 싫었는지, 작은 주머니를 만들어 달라는 엄마의 의뢰를 받았다. 무언가를 만든다는 생각에 흥이 났다. 도서관에 가서 바느질 책들을 보면서 주머니를 만드는 방법과 패턴 모양을 유심히 관찰했다. 지난번에 만든 앞치마는 부록에 있던 패턴의 사이즈를 그대로 베껴 만들었기 때문에 나에게는 조금 크다. 같은 실수는 하지 않으리라. 만드는 방법만 알면 필요한 사이즈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완성! 이번에는 오래돼서 안 입는 청바지를 잘라 사용했다. 바지 밑단으로 갈수록 색이 옅어지는 청바지여서 서로 다른 색의 원단을 얻을 수 있었다. 기왕 얻은 거, 앞뒷면의 색깔이 다르게 나오도록 만들어봤다. 끈은 집에 굴러다니던 운동화 끈(새 것!)을 사용했다. 끈 끝을 잘라내고, 실이 풀리지 ..
우리 집에는 아주 오래된 재봉틀이 있다. 예전에 이모가 구매했던 제품인데, 사놓고도 사용하지 않아서 엄마가 얻어 왔었다. 하지만 엄마도 사용하지 않았고, 그 재봉틀은 창고에 버려져 먼지만 쌓여갔다. 그러다가 바느질에 관심이 생긴 내가 드디어 그 녀석을 발굴해냈다. 재봉틀을 몇 번 사용하다보니 커버가 신경 쓰였다. 실패꽂이에 실패를 꽂아 놓고 나면 커버가 완전히 씌워지지 않는 것이다. 물론 실패를 빼놓으면 되지만, 실 색깔을 매번 바꾸는 것도 아니라서 매번 그렇게 하기에는 상당히 귀찮다. 그래서 아예 커버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재봉질 연습도 할 겸. 실패를 빼지 않고도 재봉틀 전체를 감쌀 수 있는 커버를 만들자! 완성! 이번에는 패턴을 따로 만들지 않고 원단에 바로 그렸다. 지난번에 얻은 깨달음을 교훈 ..
설거지를 할 때마다 옷이 젖어서 불편했다. 키가 작은 탓인지, 늘 배 쪽이 젖었다. 평소 같았으면 당장 다이소로 달려가서 천 원짜리 앞치마를 구매했겠지만, 이날따라 왠지 내가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집 앞 도서관에서 손바느질 책을 빌렸더니 부록으로 패턴을 함께 줬다. 나는 따라 그리기만 하면 됐다! 하지만 우리 집에는 큰 종이가 없어서... A4 용지를 이어 붙여 사용했다. 이걸 붙이면서 '갑자기 이게 뭔 고생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패턴지 없는 서러움이란... 이틀 동안의 손바느질 끝에 앞치마 완성! 집에 남아도는 천들이 있어서 그걸로 만들었다. 바느질하는 순간마다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평온해져서 좋았다. 바느질이 서툴러서 박음질도 삐뚤빼뚤하고 사이즈도 생각보다 크지만, 어쨌든 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