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2018/03/25 - [엄마랑 크로아티아] - 엄마랑 크로아티아 : 프롤로그2018/03/26 - [엄마랑 크로아티아] - 엄마랑 크로아티아 : 자그레브 여행 2일 차자그레브에서 류블랴나로 (1) 새벽부터 비가 내렸다. "너는 기절한듯이 잘만 자더라, 빗소리 안 시끄러웠어?" 엄마는 빗소리 때문에 잠을 설쳤다고 말했다. 나는 다시 비가 내리고 있는 줄도 몰랐다. 버스터미널에 가서 류블랴나로 가는 버스표를 끊고, 그 건물 1층에서 아침으로 먹을 샌드위치를 샀다. 숙소로 돌아왔지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다. 느긋한 아침은 아니었다. 체크아웃을 하고 버스를 탔다. 엄마는 버스를 타자마자 잠이 들었다. 국경에서 여권 검사를 할 때를 제외하고는 엄마는 쭉 잠만 잤다. 나는 가져간 여행 책을 다시 보면..
[이전 글]2018/03/25 - [엄마랑 크로아티아] - 엄마랑 크로아티아 : 프롤로그 여행 1일 차 한국에서 자그레브로 여행을 떠나는 날 아침, 기합이 바짝 들어갔다. 아시아를 벗어나는 건 처음인데다 엄마도 챙겨야 한다. 게다가 경유까지! 책임감이 막중했다. 폴란드 LOT 항공을 이용했고 바르샤바에서 경유해야 했다. 바르샤바 공항은 넓지 않고 경유하는 사람들을 위해 바닥에 안내선이 색색깔로 표시되어 있다. 크로아티아로 가기 위해서는 Non Schengen 표시를 따라 가면 된다. 경유할 때도 짐 검사를 다시 받는다. 캐리어는 인천공항에서 크로아티아로 바로 보냈지만 둘 다 배낭이 있었다. 문제는 내 배낭. 전자기기가 있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엄마의 휴대용 혈압기가 나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그 ..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여행지를 정해야 한다. 목적지가 분명해야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으니까. 내가 여행지를 크로아티아로 정한 것은 순전히 엄마 때문이었다.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누나’를 본 후로 엄마는 크로아티아로 여행 가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TV에서 크로아티아에 관련된 내용이 나올 때마다 “저기가 그렇게 좋다던데.” 하고 말했고, 여행 경비를 같이 모으자고 나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러자."라는 무심한 대답으로 넘어갔다. 엄마는 가고 싶어 했고 갈 준비를 하려고 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2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어느 날이었다. 나는 마지막 학기의 시간표를 짜는 데 몰두하고 엄마는 TV를 봤다. TV에서는 크로아티아를 여행하는 내용의 다큐멘터리가 ..